한해 한해 큰 각오 없이 이렇게 무사히 보내다니 운이 좋았습니다. 제게 남아있는 운은 어느 정도일까요. 눈을 가린 채 커다란 주머니에 손을 넣어 휘적거리는 기분입니다. 손에 걸리는 게 아무것도 없을 때까지 어짜든둥 또 하루를 살아가야죠.
사진은 성북로14길의 보물 호푸집에서 돌고돌아성북천 운영진과 함께 준비한 주먹밥 세트입니다. 지난 토요일 낮, 비오는 골목에서 그릇을 들고 뛰어가 주먹밥을 주문하고 기다리는 동안 동네 사람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맛있는 걸 놓칠 수 없는 사람들이 호푸집에 가득 모여 자기의 주먹밥이 나올 때까지 주위를 두리번거렸습니다. 귀엽고 맛있는 한낮이었어요.
참, 저는 지금 오키나와로 출장을 가는 중입니다! 토요일 밤에나 돌아올 거예요.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인데 어찌 바닷가마다 쓰레기만 가득할까요. 바다가 바다다울 수만 있다면 언제든 우울할 때 훌쩍 바다로 떠날 수 있을텐데요. 오키나와는 바닷가 환경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묻고 듣고 찍고 와서 이야기 나눠드릴게요. 오키나와는 영화 <킬빌>에서 본 게 전부라 궁금하고 떨려요. 잘 다녀올게요!
12월 대문호클럽
두 편의 글을 소개합니다. 주제는 '평가의 기준'과 '연말정산'입니다. 님, 재미있게 읽은 글에는 댓글로 꼭 이러쿵저러쿵 의견을 보내주셔야 해요 : )
김파마
쓰는 재미에 중독된 사람입니다. 떠올린 첫 아이디어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집중력을 가진 이 작가가 어떤 문장을 모았는지, 함께 즐겨주세요.
이번 달엔 월요일에 백권야행 모임을 가졌습니다(처음엔 목요밤이었다가, 언젠간 또 토요낮이었다가). 첫 번째 모임날에는 『크리스마스 캐럴』을 이야기했고, 두 번째 모임날인 엊그제는 『케이크와 맥주』를 이야기했습니다. 백권야행 12월 마지막 모임날인만큼 지인을 초대하시라 말씀드렸더니 다들 아끼는 사람을 모셔왔어요. 덕분에 글방이 한결 따뜻하고 북적거리게 되었습니다. 책과 케이크와 맥주를 두고 오간 이야기 덕분에 조금씩 제 시야 밖의 세상을 짐작해볼 수 있었습니다. 알면 알수록 아는 것이 없다는 것만 알게 되는 삶 속에서, 사람의 마음에 다가가는 일이 만만치 않다는 것만 한 번 더 새깁니다.
히히 대문호클럽과 각자주행에도 <케이크와 맥주>날이 곧 다가옵니다. 언젠가 펍을 차린다면 꼭 카페 이름을 <케이크와 맥주>로 지을 거예요. 저는 올해 읽은 소설 중 『케이크와 맥주』가 제일 재미있었습니다. 님은 올해 어떤 책을 최고로 꼽으시나요? 댓글로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