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되었습니다. 유전자 검사를 한 건 아니고요. Beagle Mix를 검색하다보니 모리와 똑같이 생긴 믹스가 의도적으로 개량되고 있었음을 추측할 수 있었어요.
모리는 바로, 비글과 포인터 믹스였습니다.
포인터는 조렵견gun dog으로 그중에서도 모리는 잉글리시 포인터로 추정됩니다. 포인터는 후각이 예민하고, 달리기가 빠르고, 지구력이 좋으며 순한 성격으로 다른 동물 혹은 사람과 잘 지낸다고 합니다. 사냥개이기 때문에 '충분한 운동'이 필요하다고 하고요.
비글은 토끼를 쫓는 사냥개로 수렵견hound의 일종입니다. 역시나 후각이 발달했으며 말을 잘 듣지 않아 애완용보다 사냥용으로 길러졌다고 합니다. 활동량 또한 다른 품종보다 월등히 높아 어지간한 운동으로는 만족시킬 수 없다고 합니다.
비글과 포인터가 한국 뒷산에서 우연히 만나 강아지를 낳았다고 보긴 어렵겠지요. 밀렵꾼 등이 사냥에 데려가기 위해 의도적으로 교배해 만든 결과물로 보입니다. 해외에서도 비글x포인터 믹스를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사냥개x사냥개를 조합해놓고 유기견으로 만들다니 정말 쫓아가서 그자식 입에다 모리 똥을 쑤셔 넣고 싶었지만, 상상만으로도 충분히 과한 짓 같아서 그만두렵니다. 정말 그 정도로 모리의 똥은 엄청납니다.
(모리를 데려온 이후로 대부분의 개똥 투기가 소형견주의 일이라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모리 똥 투기는 중범죄에 가깝습니다.)
어제 모리와 함께 다섯 시간의 등산과 산책을 했는데도 집에 돌아와 또 뛰고, 뜯고, 물더라고요. 대체로 정적인 활동인 글방 운영과, 대체로 미쳐버릴 것 같은 활동인 모리 양육을 병행하며 저는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모리에게서 눈을 뗄 수 없다보니 자꾸 글방 인스타그램과 편지에 모리 이야기를 쓰게 되는데, 이게 재미없을 분들도 많을 것 같아 고민이면서도, 나는 하루종일 산책을 시키고 있는데 이 이야기를 안 쓰는 것도 거짓말같고, 아 이래서 애기 엄마들이 결국 인스타에 애기 사진 백 장씩 올리게 되는 이유가 이런 건가보다 싶다가도, 글방에 집중을 더 해야한다는 부담에 때로는 정신이 번쩍 들다가... |